문화·예술
밋밋한 문화 칼럼, 한 끗 차이로 살리는 법
문화·예술 분야의 글은 자칫 막연하고 공허한 이야기로 흐르기 쉽습니다. ‘아름다웠다’, ‘감동적이었다’ 같은 추상적인 감상평만으로는 독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죠. 좋은 글은 ‘무엇’을 말하는가 만큼 ‘어떻게’ 표현하는지가 중요합니다. 흔히 쓰는 약한 문장을 구체적인 기법으로 다듬는 과정을 통해, 독자의 시선을 붙잡는 글의 비밀을 알아보겠습니다.
첫 번째 사례는 군더더기 걷어내기입니다. 불필요한 말을 줄이면 문장의 핵심이 선명해집니다. 가령 전시회 감상평을 이렇게 썼다고 해보죠. "그 전시회는 관람객들로 하여금 예술 작품에 대한 깊은 사유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 같다고 생각된다." 이 문장에서 ‘~로 하여금’, ‘~하는 것 같다’ 같은 표현과 ‘생각된다’는 피동형 서술어는 모두 빼도 좋습니다. "그 전시회는 관람객에게 예술 작품을 깊이 사유할 기회를 제공한다." 훨씬 간결하고 힘 있는 문장이 탄생했습니다.
두 번째는 추상적인 표현을 구체적인 장면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보여주기’ 기법이라고도 합니다. "그 영화는 다양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며 많은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이 문장은 사실 아무 정보도 주지 못합니다. 대신 그 감동의 결과를 그려봅시다. "그 영화는 상영관 곳곳에서 훌쩍이는 소리를 자아냈고, 엔딩 크레딧이 오른 뒤에도 한참 동안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는 관객들을 만들었다." 독자는 이제 ‘감동’이라는 단어를 읽는 대신, 감동의 풍경을 직접 목격하게 됩니다.
마지막은 피동을 능동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주어가 직접 행동하게 만들어 문장에 힘을 싣는 것입니다. "새로운 화풍은 그 화가에 의해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만들어지게 되었다." 이 문장은 화가보다 화풍을 앞세워 행위의 주체를 흐립니다. 주어를 화가로 바꾸어 이렇게 고쳐봅시다. "그 화가는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새로운 화풍을 창조했다." 화가의 주체적인 노력이 훨씬 생생하게 전달됩니다.
결국 좋은 글은 명료함과 생생함에서 나옵니다.
작가의 눈
“문화·예술 분야의 글은 자칫 막연하고 공허한 이야기로 흐르기 쉽습니다.”
'문제 제기'로 첫 문장을 시작해 독자의 공감대를 형성한다. 독자가 겪는 어려움을 먼저 언급하면 글의 필요성을 느끼고 더 집중하게 만들 수 있다.
“상영관 곳곳에서 훌쩍이는 소리를 자아냈고, 엔딩 크레딧이 오른 뒤에도 한참 동안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는 관객들을 만들었다.”
'보여주기' 기법으로 '감동적이었다'는 평가 대신 감동받은 사람들의 행동을 그려냈다. 당신의 주장 대신 그것을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장면을 제시하면 독자가 직접 판단하고 느끼게 할 수 있다.
“주어가 직접 행동하게 만들어 문장에 힘을 싣는 것입니다.”
'주어가 행동한다', '문장에 힘을 싣는다'처럼 추상적 개념을 '의인화'하여 표현했다. 이런 비유는 어려운 문법 용어를 독자에게 친숙하고 직관적으로 전달하는 데 효과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