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막연한 '우주'를 손에 잡히게 쓰는 법: 구체 명사
광활한 우주를 글로 옮기려면 막막하기 쉽습니다. 무한한 공간, 영겁의 시간, 눈에 보이지 않는 힘을 다루다 보면 글이 공허하게 맴돌기 십상이죠. 이때 필요한 무기가 바로 ‘구체 명사’입니다. 추상적이고 막연한 단어 대신, 독자가 머릿속에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사물의 이름을 사용하는 기법입니다. 독자는 허공에 뜬 개념이 아니라 손에 잡히는 사물을 통해 세상을 이해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우주에는 많은 것들이 있다. 다양한 천체들이 멀리서 빛나고 있고, 신비로운 현상들이 일어난다.’ 이런 문장은 어떤 이미지도 만들지 못합니다. ‘많은 것들’, ‘다양한 천체’, ‘신비로운 현상’ 같은 단어는 솜사탕 같습니다. 달콤할 것 같지만 입에 넣으면 사라져 버리죠. 반면 이렇게 쓰면 어떨까요? ‘명왕성에서는 파란 하늘 아래 메탄 눈이 내린다. 목성의 대적점은 350년째 지구 크기의 태풍을 삼키고 있다.’ 이제 독자의 눈앞에는 선명한 장면이 펼쳐집니다.
‘명왕성’, ‘메탄 눈’, ‘목성의 대적점’, ‘태풍’ 같은 구체적인 이름이 상상력의 스위치를 켜기 때문입니다. 글쓰기는 어려운 개념을 늘어놓는 지식 자랑이 아닙니다. 당신이 보고 느낀 것을 독자도 똑같이 보고 느끼게 만드는 과정이죠. 당신의 글에 등장하는 ‘문제’, ‘상황’, ‘가치’ 같은 추상 명사를 찾아보세요. 그리고 그것을 볼 수 있고 만질 수 있는 구체적인 사물이나 장면으로 바꿔보세요.
독자의 머릿속에 그림을 그려주는 것이 좋은 글의 시작이다.
작가의 눈
“독자는 허공에 뜬 개념이 아니라 손에 잡히는 사물을 통해 세상을 이해하기 때문입니다.”
'허공에 뜬 개념'과 '손에 잡히는 사물'이라는 대조(contrast)를 통해 구체 명사가 왜 중요한지 명확히 보여줍니다. 당신의 글에서도 추상적인 개념을 설명할 때, 그것과 반대되는 구체적인 사물과 짝지어 제시해보세요.
“‘많은 것들’, ‘다양한 천체’, ‘신비로운 현상’ 같은 단어는 솜사탕 같습니다.”
추상 명사의 공허한 속성을 '솜사탕'에 빗대는 직유(simile)를 사용해 독자의 이해를 돕습니다. 설명하기 어려운 개념이 있다면, 독자에게 친숙한 사물에 빗대어 표현해보세요.
“명왕성에서는 파란 하늘 아래 메탄 눈이 내린다.”
'신비로운 현상' 대신 '명왕성', '파란 하늘', '메탄 눈'이라는 구체 명사를 사용하여 독자의 눈앞에 장면을 펼쳐 보입니다. 당신의 글에서도 막연한 단어를 감각할 수 있는 명사로 바꾸어보세요.